나는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단 한번의 충치 치료를 받은 적 없다.
잇몸이 긁히는 느낌이 싫어서 초미세모를 사용하던 평범한 사람이고,
커피를 좋아하는 내가,
점심 먹고 양치하면 커피가 떫다는 이유로 점심시간 양치를 미루고 미루길 반복했다.
그럼에도 치아에 문제가 생긴 적 없어
튼튼한 치아를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살았다.
이상하게 양치가 싫었다.
하고 나면 남는 이상한 떫음.
다들 개운하다고 하는데, 왜 나는 이상하고 입안에 막이 씌워진 것 같고 답답할까
어느 치약을 써도 똑같았다.
해외여행을 가서 치약을 사오기도 하고, 선물 받아서 써보기도 하고, 세일 한다면 바꿔보기도 하고, 핑크솔트 뭐시기가 좋다고 해서 사오기도 하고,
나에겐 그저 치약이였다.
히야는 기초 제품으로 오랜시간 사용 중이다.
나만 그럴지 모르지만, 솔직히 그렇다.
기초 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가 만든 기초 제품은 역시! 하면서 쓰지만
그 회사가 색조 제품을 만들어서 기대보다 못 미쳐도 그래..뭐..기초가 대표잖아.. 하면서 손이 안간다.
치약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도
별 기대감이 없었다.
치약이 뭐 다를게 있겠어.
다르더라.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고 물을 먹어도 물이 떫지 않아.
점심 먹구 양치하고 커피를 먹어도 괜찮아.
자기전에 양치하고 입천장이 미끄덩거려 인상이 찌뿌려지지 않아.
양치하고 혀로 치아를 쓰는게 좋아
이빨 닦는데 내가 좋아하는 비비빅이 굴러다녀
한가지 아쉬운건
거품이 덜난다고 했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이빨 닦으면서 하얀색 침처럼 뚝뚝 떨어진다
다들 옷에 질질 안흘리려면 세면대에 잘 붙어 씻자
치약이 행궈지면 입이 이상해서
칫솔을 물고 돌아다니던 내가
세면대 앞에서 열심히 양치하고
헹구고 난 이빨을 바라보며
혀로 쓱쓱 문지르며 화장실을 나간다.
26의 끝자락
새로운 27을 시작하며
그렇게 습관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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